U.O.U 팀원들 눈 밑에 깊은 다크 서클이 그늘져 있었다.

“후아.”

“아, 지친다.”

“아 시끄러! 잠 좀 자자!”

“형들 죄송한데, 조금만 조용히 가면 안 될까요?”

“와! 진호 너 이 자식, 많이 컸다? 형들한테 지금 뭐라고?”

정신적으로 너무 지친 나머지, 성질들이 날카로워진 이들이었는데.

하다못해 평소 예의 바른 진호마저 저런 소리가 나왔다는 건, 이미 말 다했다는 뜻.

아니면, U.O.U화 해버렸다는 거거나.

“후우. 참자, 참어. 그만큼 고생들 했으니까.”

현우의 말에 다들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듯 보였다.

장장 6시간.

그 안에 쉬는 시간은 단 30분에 불과했다.

즉, 다섯 시간 30분을 내내 암벽을 기어올랐다는 뜻.

문제는 그런 주제에 몸은 단 1도 피로하지 않았다.

바로 앞 좌석에 앉아 여유롭게 핸드폰을 보는 저 망할 악마 같은 놈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모르겠네.”

“뭐가요?”

“출연진들 말이야. 아까 유정 보니까, 막 울면서 암벽 타던데?”

유정.

출연진 중, 유일한 여성 출연자이자 아이돌 그룹 멤버였다.

스포츠 예능 출연진답게 발랄한 이미지에 붙임성도 좋았던 19살 소녀였는데.

처음 오프닝 촬영할 때 만해도 그렇게 밝고 귀여운 아이였거늘.

연습 삼 일째인 오늘, 그 표정은 그야말로 히말라야 암벽 등반하는 엄홍길 대장의 포스 그 이상이었다.

“불쌍하지. 어쩌다 저 악마 같은 놈을 만나서…….”

“그뿐이 아니에요. 윤후 그 새끼는 원래 뺀질뺀질하던 놈이었는데, 왜 갑자기 돌변해 가지곤 태우 형한테 그리 붙어 대는지 원.”

정진이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윤후.

처음엔 시비 걸로 대기실로 찾아와 놓곤, 이젠 아주 지 친형처럼 태우 곁에 딱 들러붙어 있었다.

뭐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었다.

태우 형에겐 기공술 같은 치료 능력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사람을 끌어들이는 신비한 기운이 있었으니까.

“아서라. 난 강민기 씨 그렇게 사람 편애하는지 처음 알았다. 아주 현수랑 태우를 끼고 사는데 나머진 뭐 병풍인 줄 알았네.”

“야, 지현수! 너 엊그제 강민기 씨랑 저녁 먹었다며!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

“흐흐흐.”

가 말없이 특유의 소름 끼치는 웃음을 흘렸다.

둘이 합쳐 토탈 삼겹살 15인분.

거기에 스타베팅에 밥 5공기와 냉면 6그릇까지.

평소 이놈들이랑 밥 먹을 땐, 차마 눈치 보여 먹을 수 없었던 것을 강민기와 함께라면 모든 게 가능했다.

그러니 좋을 수밖에.

그러던 그때.

운전 중이던 의수가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아, 그 덕분인진 모르겠지만, 장민이 형이 연락 왔었더라. 조만간 먹방 예능 하나 기획한다고 가능하면 현수 너 꼭 오라고 했다며?”

“그거랑 내 너튜브 채널에 게스트로 출연해서 같이 먹방 찍자고도 하셨는데.”

“지, 진짜? 그 강민기가?”

현수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표정만 보면 아주 좋아서 죽을라고 한다.

현수의 먹방 채널.

U.O.U 공식 채널에서 파생된 현수 개인만의 너튜브 채널이었다.

현재 구독자 수는 약 10만 명 정도.

아직 자신의 쌍둥이 형제인 현우의 구독자 수에 비해 반절밖에 안 되지만, 강민기가 출연해 준다면 분명 그 이상을 찍을 것이다.

당연히 기쁠 수밖에.

“이야, 이거 자꾸 경사만 들려오니 기분이 어째 묘하긴 하다.”

“그러게요.”

의수의 말에 태우가 대꾸했다.

경사라.

그래, 분명 경사가 겹치긴 했지.

그런 태우의 손에 들린 핸드폰 속 화면에 재생되는 영상 속엔 이러한 제목이 붙어 있었다.

[스타가 별이 되었다 브이 로그 연습 1일 차.]